스레드에 남긴 글을 주제별로 모아 블로그 글로 다시 정리했다. 원문의 내용은 그대로 살리고, 짧게 넘어갔던 맥락과 설명을 덧붙였다.
AI 상담이 도입되면 상담사의 일이 줄어들 거라고들 했다. 실제로 사람은 줄었다. 그런데 남은 사람의 일은 더 힘들어졌다. 6월에 콜센터와 공공 민원 현장의 이야기를 보며 든 생각을 정리했다.
AI 상담 도입 이후, 남은 사람이 받는 전화
아이러니하게도 건강한 민원은 AI가 처리하고, 반드시 이 분노를 해소하고야 말겠다는 악성 민원만 AI 시스템을 넘어 사람에게 닿는다.
콜센터 직원 수는 AI로 줄었는데, 받는 전화마다 악성이거나 난도 높은 내용이다. 통화 시간은 길어지고 근무의 질은 급격히 나빠진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AI 상담 도입 후 상담사의 61%가 노동조건이 나빠졌다고 답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이 글에 현장을 아는 분의 댓글이 달렸다. 콜센터는 대부분 외주 계약인데, 이제 기업들이 콜센터가 아니라 AI 음성 민원 솔루션과 계약을 맺고, 백업할 사람 한두 명을 계약직으로 옵션에 넣는다고 한다. 직접 CS 솔루션을 만드는 곳은 좀 낫지만, 갈수록 응대 품질 차이가 심해지는 것 같다고.
AI 도입이 일자리를 "없애는" 것만 문제가 아니다. 남은 일자리의 질을 어떻게 바꾸는지도 봐야 한다. 쉬운 일은 기계가 가져가고 가장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만 사람에게 남는다면, 그건 효율화가 아니라 감정노동의 농축이다.
참고: 뉴시스, 「AI 상담 불만 짜증, 사람 상담사가 받아…61% "도입 후 노동조건 악화"」
원문: 2026.06.12 스레드 · 2026.06.12 댓글 스레드
갈등조정담당관, 면피성 정책일까
공공 민원 현장도 비슷하다. 최근 거론되는 갈등조정담당관 제도는 수원시 사례를 전국으로 넓힌 것이다. 이것이 그저 공직자를 위한 면피성 정책인지 한번 살펴봤다.
수원시는 악성 민원 대응을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전담 인력으로 베테랑 퇴직 경찰을 채용했다. 경찰 경력 35년의 김원규 전문관과 박도신 갈등조정관이다. 이들은 악성 민원 피해를 본 공무원 대신 민원인을 직접 상대하고, 위법 행위를 멈추게 하며, 필요하면 고소장 작성과 수사기관 동행까지 돕는다. 수원시는 이 정책으로 대통령상까지 받았다.
공무원에게 하는 폭언과 욕설은 민원이 아니라 명백한 위법 행위라는 것을 널리 알리는 좋은 정책이라고 본다. 2024년 시행된, 악성 민원 방지와 민원 공무원 보호를 위한 민원처리법 개정과 함께, 접수 단계의 차단부터 접수 이후의 대응까지 개별 공무원이 아니라 지자체와 정부 부처가 책임지는 유기적인 시스템이 빨리 자리 잡아야 한다.
물론 반론도 있다. "공식적인 희생양 포지션이 또 생겼다", "악성 민원은 대응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애초에 받아주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핵심은 담당관 한 명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접수 단계에서부터 위법한 민원을 걸러내고 조직이 함께 책임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콜센터에도, 공공 민원 현장에도 같은 원칙이 필요하다.
원문: 2026.06.12 스레드
English Summary
After AI customer service was introduced, routine inquiries are handled by AI while only abusive or complex calls reach human agents, lengthening calls and worsening working conditions; one survey found 61% of agents reported deteriorating conditions. In the public sector, Suwon City hired retired police officers as conflict mediators who handle abusive complainants on behalf of civil servants. Such measures are useful, but the real goal should be an organizational system that filters unlawful complaints at intake rather than shifting the burden onto a single officer.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현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정리 (2026.07.11) (0) | 2026.10.26 |
|---|---|
| 50년 된 공익법인법 (2026.05.28) (0) | 2026.10.26 |
| 필수의료와 의료분쟁조정법 (2026.05.03) (0) | 2026.10.26 |
| 프론티어 모델과 엣지 모델 (2026.04.27) (0) | 2026.10.26 |
| AI와 인격, 그리고 암묵지의 소유권 (2026.04.24) (0) | 2026.10.26 |